그는 마지막 저서 <라스코에서< 브루클린까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좋은 디자인은 결코 유행에 뒤지거나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며-보는 즉시 어떤 특정한 스타일을 의식하지 않게 한다. 본질적으로 예술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기 때문에 세월의 흔적을 감추게 된다.” 이러한 ‘디자이너로서의 삶’은 훗날 랜드로 하여금 디자인 교육과 이론의 차원에서 ‘경험미학의 정립과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1970년대 초 잠시 대학을 떠나 있던 시기를 제외하곤 1956년부터 운명하기까지 줄곧 예일 대학에서 후진들을 양성했다. 1966년 그는 미국 그래픽아트 인스티튜트 금상을 수상했고, 1972년 뉴욕 아트디렉터 클럽에서 ‘명예의 전당’상을 수상했다. 또한 필라델피아 미술대학에서 미술학 명예박사를 받았다.
2. 작품의 특징
1) 상징에 대한 추상적 디자인
그의 디렉션을 위한 첫 번째 표지 디자인은 나치의 체코 침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 패키지에 사용되는 리본과도 흡사한 추상적인 십자형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지도를 자르는 가위를 상징하고 있다. 이것은 메시지의 해석이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 가를 보여준 작품이다.
2) 신 타이포그래피의 정신 계승
그는 광고 디자인에 있어서도 신 타이포그래피의 정신을 계승했다. 삲세리프 서체를 즐겨 사용하고 비대칭적 레이아웃을 했으며, 아동화 같은 순진하지만 위트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3) 예술로서의 디자인_독창성과 단순성
폴 랜드는 단순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의 이론적 실천가였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그의 지식 세계는 그의 작품에 문화적 가치를 더해 주었다. “시각 예술의 모든 내용과 형태는 시각, 촉각, 그리고 운동 감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적인 감각은 회화에서, 촉각적인 감각은 조각에서, 그리고 운동 감각은 건축엣어 가장 두드러집니다”라고 말한 그는 여러 예술 분야를 넘나들면서 작품의 제작 원리와 모티브를 찾았다. 폴 랜드의 작품은 그래픽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쉽게 구별된다. “예술은 해석이고 발견이며 창의적인 진행 과정의 최 정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술이란 목적이 아니라 부산물이며, 소재의 차원을 뛰어넘는 특정 사물에 대한 견해이고 모사가 아니라 개성을 살려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예술은 한 단계 향상된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는 폴 랜드의 말에서 예술 작품에 있어서 개성의 중요성을 볼 수 있다. 그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성’에 있다. 그에 의하면 단순한 시각 메시지는 명확하고 그래서 더욱 효과적이다.
4) 시각적 유희성
“위트는 폭소를 자아내게 하지만 유머는 잔잔한 미소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폴 랜드의 그래픽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유머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것은 만화, 광고, 혹은 노골적인 개그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자체에 내재한 요소들을 일컫는다. 그리고 폴 랜드의 유머는 연상, 병치, 크기, 비례, 공간, 혹은 특별한 수단에 의해서 얻어진 결과이다.
폴 랜드의 디자인 세계는 시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 왜냐하면 그의 디자인 속에는 유행과 덧없는 감각에 쉽게 희석되지 않는 어떤 본질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오히려 새로워지는 디자인의 세계를 개척한 것이다.
3. 의의
그는 실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미국적인 디자인 아이콘을 창출하였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생긴 이래, 가장 성공적이며 전설적인 디자이너를 찾는다면 바로 그가 아닐까. 폴 랜드에게 그래픽 디자인은 시 이자 리듬이며, 대비이며, 균형이며, 비례이며, 반복이며, 조화이며, 척도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어휘였다. 그는 1956년 그의 딸을 위해 만든 그림책의 제목 ‘나는 아는게 많아’처럼 항상 디자인 문제에 준비된 해답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에게 많은 ‘미학적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많은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디자이너는 오직 작푸믕로만 승부한다”라고” 생각하고 어떠한 이론적 배경이나 역사와 소통하지 않고 오직 사적 취향과 감각 교육에 의존하여 형성된 느낌만을 자신의 감각이라 굳게 믿으며 일한다. 이런 의미에서 폴 랜드가 보여준 이론과 실제의 균형 감각은 언어적 소통 없이 은퇴할 때 단지 작품집만을 세상에 던지고 떠나는 무채김한 디자이너들의 덧없는 인생에 영원히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폴 랜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디자인 하기’를 즐겼고, 젊어서 일찍 인정을 받은, 무엇이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지를 알았던 미국의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길이 빛날 선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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